수.키.와.그.릇.
논현동에 있는 한우리 한정식이
처음 오픈할 때
이 기와에 음식을 담고 싶어서
진짜 기와를 깨끗하게 씻어서
밥상에 올렸다고 해요.
그러나 기와는 흙으로 빚어서
유약을 입히지 않은 채 구운 것이라
음식물이 배고
잦은 설거지를 이겨내지 못하여
깨지거나 부서졌겠지요.
그래서 의뢰받은 그릇이에요.
-SIZE-
가로 31cm, 세로 15cm, 높이 3cm
해외 '서라벌' 요리점에도
다들 받으신 겁나 두꺼운 뽁뽁이에 쌓여
컨테이너에 실려
무진장 나간 그릇 중 하나에요.
기와를 만드는 '전통적인 방식' 그대로
흙을 일정한 양의 덩어리로 잘라
바닥에 쳐서 흙을 '늘려서'
만든 그릇이에요.
진묵의 블랙 그릇은
이 기와 그릇을 모태로 이어져 왔어요.
물론 한국세라믹 기술원
유약 시험을 거쳐서
납과 카드뮴이 검출되지 않음을 확인했어요.
수키와는 본래 둥글지만
그릇이 기와 모양이면
밥상에 놓았을 때 딩굴거릴테니
방망이로 쳐서 중심을 평평하게 만들었어요.
아주 '원시적으로' 만들었지요
메밀총떡을 올려놓은 모양입니다.
정갈학고 단하한 모습이
음식을 잘 살려주지요.
수.
키.
와.
그.
릇.
전을 올려도 적당하고요
좌우가 중심에서 위쪽으로
치켜 올려진 모양이에요.
by Hanpungru